[불교공뉴스-불교] 너무나도 안타까운 미증유(未曾有)의 사건들이 온 나라를 힘들고, 슬프게 하고 있는 동안 시간은 어느 듯 동안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앙산(仰山)이 위산(潙山)선사에게 묻기를(山因仰山問) “참 부처님이 어디에 머뭅니까?(如何是眞佛住處)”
위산선사가 "생각하되 생각 없음의 미묘함으로써(以思無思之妙), 신령스런 불꽃의 끝없음을 돌이켜 생각하라(返思靈焰之無窮). 생각이 다해 근원으로 돌아가면(思盡還源), 성품과 모습이 항상 머무르고(性相常住), 현실과 이치가 둘이 아니어서(事理不二), 이것이 참 부처님의 여여함이니라(眞佛如如)."라고 하였는데, 앙산이 이 말씀을 듣고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仰山言下頓悟).

앙산의 깨달음은 어디서 왔는가? 그것은 단지 언구(言句)의 이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정체험(禪定體驗)으로 우주만상에는 성품이 상주하고, 제행은 무상함을 볼 수 있는 도리(道理)를 직관하면, 이론과 실제가 둘이 아님을 알 것이요. 이것이 곧 참 부처가 계신 곳임을 단박 알아차린 앙산의 깨달음일 것입니다.

납자들은 화두(話頭)를 참구(參扣)하되 이(理)와 사(事)에 걸림이 없어야만 바로 보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흔히들 선과 악이 둘이 아니고, 생사와 열반도 두 가지가 아닌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치상으로만 본다면 천칠백 공안이 하나도 막힘이 없을 것 같고, 걸림 없이 다 이해가 된다는 것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치만 맞고, 사를 무시하게 되면 이것은 공(空)의 도리를 보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어서, 이치와 현실에도 맞아야 도리를 바로 봤다고 인가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수행정진에 들어가는 납자들에게 당부할 말씀은 이번 결제기간동안 마음을 잘 단속하여, 마음의 파동 즉 번뇌 망상을 없애라는 것입니다.
특히 역대조사스님의 번득이는 선지(禪智)의 힘을 받아 혼신의 힘을 다해서, 화두참구에 진력하여 일대사인연을 통철(通徹)하는 대오각자(大悟覺者)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去貪瞋癡除鄙悋(거탐진치제비린) 하고
十二時中常謹愼(십이시중상근신) 하라
鍊磨眞性若虛空(鍊磨眞性若虛空) 하면
自然戰退魔軍陳(자연전퇴마군진) 하리라

탐진치를 버리고 인색함을 없애고
십이시간 가운데 항상 근신하라
진성을 연마하여 허공과 같이하면
자연히 마군의 떼를 물리칠 것이다.

불기2560(2016)년 11월 14일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慧 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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