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하동군]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대지예술(Land Art) 거장’ 크리스 드루리(68)의 대지예술 작품이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에서 첫 선을 보인다.

대지예술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제한된 공간 영역을 벗어나 자연의 모든 곳을 전시관 혹은 작품 활동 무대로 삼아 펼치는 예술세계로, 인공적이고 인위적인 재료가 아니라 자연에서 나고 자라고 소멸하는 소재로 창작하는 자연주의의 한 장르다.

크리스 드루리는 갤러리의 시스템 밖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대지예술의 거장으로, 자연과 자연재료를 소재로 ‘Carbon Pool’, ‘Sky Mountain Chamber’, ‘Waves & Time’ 같은 많은 대지예술 작품을 남겼다.

대지예술은 자연에서 찾은 재료로 제작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특성이 있어 작품이 사라지기 전에 거장의 작품을 보려는 팬들이 세계 일주를 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동군은 2016 지리산국제환경생태예술제가 열리는 28일 오후 2시 적량면 동리 지리산생태아트파크에서 크리스 드루리 작품 제막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크리스 드루리가 알프스 하동에서 대지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생태예술제의 레지던시 특별 초대작가로 참여한 크리스 드루리의 대지예술 작품은 하동을 상징하는 차나무와 자연 그대로의 돌을 소재로 창작한 ‘Jirisan Tea Line(지리산 티 라인)’.

작품은 지난 7월 하동을 방문한 크리스 드루리가 작품 구상 차 지리산 일원을 둘러본 뒤 지난 10일 다시 찾아 13일간의 작업 끝에 마무리했다.

현재 건설 중인 생태아트파크 뒤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작품은 가로 23m 세로 3m 69㎡의 사각공간 자갈밭 중간에 나란히 정렬된 돌 12개를 놓고 그 사이로 물 흐르듯 차나무를 심어 연결시켰다.

작품은 하늘과 땅과 산과 물 그 사이의 균형에 관한 것으로, 나란히 정렬된 12개의 돌은 작품이 마주하는 산의 정상과 일치하도록 배치했다. 우리 몸의 균형과 건강을 생성시키는 의학적 침을 맞듯, 자연 속에서 조화와 생물의 다양성에 힘을 심어주려는 의미가 담겼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이뤄진 차나무는 12개의 돌에 활력을 불어넣고, 차나무의 행렬은 해와 땅 그리고 물을 연결시킨다. 우리가 차를 마실 때처럼 이 작품과 풍경 사이에서 그러한 기운의 흐름을 느끼게 함으로써 우리는 곧 자연이 된다.

이 작품은 이 자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자라고 변화하며, 이 풍경과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지리산의 대지를 품은 작품이 산, 물, 강, 땅 그리고 그들의 삶과 연결해 준다.

결국 작품은 자연과 문화, 내적영역과 외적영역, 소우주와 대우주 같은 세계의 다양하고 상이한 현상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표현하고 있다.

윤상기 군수는 “원시의 자연이 잘 보존된 지리산에 세계적인 대지예술 거장의 작품이 국내 첫선을 보여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통해 알프스 하동이 우리나라 대지예술의 명소로 거듭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지예술 작품 개막식에 이어 생태아트파크와 삼화에코하우스 일원에서 ‘다시 자연으로(Back to the Nature)’를 주제로 한 지리산국제환경생태예술제가 열린다.

지리산국제환경생태예술제조직위원회(위원장 유인촌)가 주최하고 예술제집행위원회(위원장 김성수)가 주관하는 예술제는 오후 3시 개막식에 이어 인간문화재 하용부의 제의적 창작무 ‘영무’와 배우이자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 이영란의 ‘살풀이’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4시 30분부터는 예술제 메인공연으로 유인촌 위원장이 연출하고 단원 15명과 함께 직접 출연해 ‘이룰 수 없는 꿈’ 등 뮤지컬 3편의 ‘베스트 콘서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몸짓과 소리, 기를 표현한 ‘살아 움직이는 예술공연’이 연이어 열린다.

그리고 이번 예술제에서는 김성수·류은자·김곤·이명희·정윤상·최준영 등 초대작가의 설치작품 6점과 환경생태예술제 공모전 수상작품 12점이 전시되고, 개막 식전공연으로 한숙자 단장을 비롯한 ‘그린나래’ 단원 10명의 고전무용 ‘단향무(端香舞)’도 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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