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충남]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머금은 행복한 가을여행 ‘제57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9일 부여 구드래공원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유명세를 떨쳤던 2010세계대백제전 이후에 개최한데다, 축제 예산이 지난해의 1/5 이하로 감소하고, 행사기간도 9일에 불과해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지난해 보다 ‘작지만 알찬 축제’란 입소문을 타면서 가족단위 관람객과 단체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으면서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9일 밤 최종 누적관람객이 150만명(외국인 관람객 3만명 포함)에 육박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당초 관람객 유치목표 120만명(외국인 관람객 2만명 포함)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제57회 백제문화제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10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이번 축제는 행사장의 집중화와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 등으로 2010세계대백전 성공의 여운을 이어가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가 자부담으로 그룹의 명예를 걸고 개최한 멀티미디어 불꽃쇼는 집객효과에 상당부문 영향을 미쳤고, 9일간의 축제기간 중 주말과 휴일이 총 5일을 차지한 행사기간의 탁월한 선정, 관람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맑은 날이 지속된 점, 2010세계대백제전으로 높아진 축제 브랜드 이미지 등이 성공축제에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57회 백제문화제는 ‘저비용 고효율’이 더욱 가시화됨으로써 장차 자립형 축제로 안착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 성 과 >
이번 축제는 앞으로 백제문화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되짚게 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먼저 백제문화제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축제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관람객들 사이에선 “의외로 볼 것이 많다”는 감탄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심지어 지난해 성공 개최한 2010 세계대백제전과 견줘 “작년에는 방만하게 늘어놓은 것 같았는데, 올해는 속이 꽉 찬 느낌”이라는 견해를 밝히는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 이번 축제 프로그램이 그만큼 다양하고 알찬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막 첫날인 지난 1일 하룻동안 만 20만 3055명의 관람객이 공주와 부여의 축제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2일 19만 8635명, 3일 19만 8116명 등 개천절로 이어지는 삼일간의 황금연휴 동안의 관람객이 59만 9806명에 달했다.

평일인 4~7일 경우에도 낮시간대에 학생 등 단체관람객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저녁시간대에 가족과 연인 등의 관람객이 찾아오면서 하루평균 방문객이 10만명을 웃돌았다. 이 기간 중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의 수도 2만 5000명에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축제,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축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성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역사문화축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흥미와 즐거움, 교육적인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만을 엄선해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축제의 중장기적 비전을 설정해 신규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등의 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막식’의 파격적인 변신부터 지금도 화제거리다. 공산성과 금강을 무대배경으로 삼은 연출기획부터 발상의 전환인데다 ‘백제 중흥의 꿈’을 컨셉으로 한 주제공연, 대폭 간소화한 의전행사 등은 백제문화제가 ‘관람객 중심의 축제’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개막식 피날레를 장식한 한화의 불꽃놀이는 규모와 내용 등에서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한화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4억원을 들인 사례는 ‘주민 및 기업의 축제참여모델’ 정착에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체험 프로그램의 개선 노력이 가장 돋보였다. 방만했던 체험 프로그램들은 이번 축제에서 ‘백제’에 모티브를 둬 여타 축제의 현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함께 진행된 백제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캠페인도 호응을 얻었다.

공주 공산성의 성안마을에 조성한 ‘백제마을’은 실제 백제유적 발굴현장과 만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축제가 갖는 또 하나의 각별한 의미는 백제문화상품전국공모전, 국제창작무용경연대회, 전국고교학생백일장 대회 등 경연(Contest) 프로그램이 자립형, 참여형 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처음 실시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백제문화상품전국공모전에 204개 작품, 국제창작무용대회에 외국인 9개팀을 포함한 41개팀, 전국고교학생백일장에는 800명의 학생이 각각 참여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축제 참여자의 저변 확대와 함께 수익형 축제 정착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국 규모의 대회로 각각 성장할 수 있다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견된다.

백제문화상품전국공모전에서 드러났듯 백제의 역사와 문화 등 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소득이다.

여기에 웅진성퍼레이드와 백제역사문화행렬 등 각종 축제 프로그램에 동참함으로써 ‘참여형 축제’로 안착토록 한 지역주민 및 국내외 관람객, 자발적으로 나선 자원봉사자와 도우미 등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번 축제에도 또다시 발현했다.

무엇보다 경연 프로그램의 도입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매사냥 시연 등은 백제문화제가 미래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는 자리여서 더욱 뜻깊다 하겠다.

< 과 제 >
이번 축제가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적인 축제임에도 불구,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축제로 안착하기 위해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민 및 관람객이 적극적․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 자체적으로 축제재원을 확보하는 ‘수익형 축제’로 정착 또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축제에 실험적으로 첫 도입한 백제문화상품전국공모전, 국제창작무용경연대회, 전국고교학생백일장대회 등 경연(콘테스트) 프로그램은 첫 시연임에도 많은 참여자의 동참으로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백제문화제가 명품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선 경연을 국내적 최고의 명성을 갖는 대회, 국내외인이 참여하는 대회 등으로 자리잡도록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행사 때마다 지적되는 내용이지만, 공주 금강신관공원의 행사장 중앙을 차지해 축제의 초점을 흐리게 한 서커스공연, 시가지 일원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잡상인들의 혼잡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개막식 주제공연 중 음향 중단, 마라톤대회 등 축제 병행 프로그램으로 인해 빚어진 단기간 교통혼잡, 상수관로 파손사고로 부여 구드래행사장 내 3시간 단수사태 등은 개선과제로 지목됐다.

무엇보다 백제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함과 더불어 체계적인 마케팅으로 연계함으로써 지역 성장동력의 블루오션으로 만드는 것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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