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서울시] 서울시는 17세기 전반, 왕실발원으로 조성된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신청하고 태조~영조년간 궁중행사 그림과 기록을 묶은 <의령남씨가전화첩>과 18세기 후반 경의 <백상정사 신중도>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흥천사 소장 19세기 불화인 <현왕도>․<약사불도>를 각각 서울시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칠보사 대웅전 주존불(主尊佛)로 봉안되어 있는 목조석가불좌상(木造釋迦佛坐像)은 정연한 이목구비에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허리를 곧게 세운 채 머리를 앞으로 내밀어 살짝 숙인 자세로, 석가모니불의 전형적인 수인(手印) 여래나 보살의 깨달음의 내용,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서약 등을 손의 모양을 통하여 표현한 것.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오른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두 번째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양. 고타마 싯다르타가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복장유물(腹藏遺物) 불상을 만들 때 불상 안에 넣는 불경 등 문화재로는 용복사(龍腹寺) 간행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11책(22권, 1630~31년)과 장책(粧冊)되지 않은 천계(天啓) 2년(광해군14, 1622년) 청계사(淸溪寺) 간행의『묘법연화경』(7권1책 분량), 간행미상의『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권1(2책)과 5종의 다라니 석가의 가르침의 근본으로, 신비적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지는 주문.

그밖에 후령통(候鈴筒) 불상이나 불화 등을 조성할 때 복장(服藏)을 넣는 통 및 중수 시 복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원문(發願文) 부처에게 바라는 바를 적은 글.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의 발원문은 조성기가 적혀 있지 않은 왕실의 시주 발원문과 축원문(祝願文) 부처에게 바라는 바를 적은 글이 확인되었다.

복장전적 중『대방광불화엄경소』는 간기(刊記) 출판한 때ㆍ곳ㆍ간행자 등을 적은 부분를 통해 1620~30년대 용복사에서 다수의 불서를 간행하던 인물인 혜순(惠淳)이 주도하여, 인조 8~9년(1630~31년)에 간행한 판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발원문은 녹색 비단에 경면주사(鏡面朱砂) 붉은색 지하광물로 내려 쓴 왕실발원문이며, ‘대비 정묘생 김씨 大妃 丁卯生 金氏(숙종의 계비 인원왕후로 추정)’를 비롯하여 주상과 왕비, 세자 등 왕실의 안녕과 함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한 후령통 안에서 발견된 1924년 축원문으로, 이 불상이 칠보사 봉안 이전에 ‘광주군 중부면 산성리’ 소재의 한 사찰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조성기(造成記)가 발견되지 않아 조성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간기가 확인된 복장유물의 경전들과 불상의 신체 형태 및 이목구비, 옷자락과 주름 표현 등의 양식적 특징들을 미루어보아  불상의 대를 17세기 전반 경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한편,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에 대하여 미술사학지에 실린 원로 교수의 논문에는 이 불상이 보물 제1621호로 지정되어 있는 ‘지장암 목비로자나불좌상(地藏庵 木毘盧遮那佛坐像)’과 도상 및 양식이 유사하고 복장경전도 동일본임에 따라, 지장암 불상의 조성기를 통해 두 불상이 1622년(광해군 14년) 자수궁(慈壽宮)과 인수궁(仁壽宮)의 삼신불상이었으며, 후에 광주 중부면의 법륜사(法輪寺)로 이안한 것으로 보았다.

자수궁(慈壽宮)과 인수궁(仁壽宮)은 왕들이 죽고 그 비빈과 상궁들이 출가하여 거쳐하던 궁으로, 오늘날 옥인동 군인아파트 일대이다. 이 곳에서 광해군 말년인 1622년에 삼신불상(三身佛像)과 삼신불화(三身佛畵)들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지장암 목비로자나불좌상 조성기에 기록되어 있다.

학계의 이러한 연구 및 논의가,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위한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조사를 계기로 더욱 진전되기를 바라며, 서울시는 17세기 불상 연구에 자료적 가치를 인정하여 ‘칠보사 석가불좌상 및 복장유물 일괄’에 대해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보물)로 지정 신청한다고 밝혔다.

신중도(神衆圖)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중(神衆) 불교의 수호신·호법신. 주로 인도의 토속신과 대승 불교의 전개 과정에서 상정된 신, 그리고 불교의 전파 지역에서 흡수된 신들로, 제(帝釋)·범천(梵天)·사천왕(四天王)·금강역사(金剛力士)·팔부중(八部衆)·칠성(七星)·산신(山神) 등이 있다.

서울시는 흥천사 소장 현왕도를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80호로, 약사불도를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66호로 지정하며 오는 7일(목) 지정 고시한다.

서울시에는 유형문화재 346건, 기념물 38건, 민속문화재 30건, 무형문화재 45건, 문화재자료 59건 등 총 518건의 문화재가 서울시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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