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부군수 최 희 우

 

[불교공뉴스=손혜철 기자] 올 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자주 내리고, 궂은 날씨로 인한 높은 습도 때문에 지루한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처서가 지나면서 풀 섶의 귀뚜라미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매미의 맑은 목청에 한껏 힘이 들어가는 걸 보니 가을이 성큼 가까이에 와있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유명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걸으며 자연 순환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이란 우리에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신성장 동력으로서 그 지역의 브랜드 파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는 것은 우리세대 모두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최근에는 때 묻지 않는 자연환경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하여 굴뚝 없는 고급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실례로 가까운 일본의 훗카이도 삿포르는 일년 중 반년 동안 폭설과 추위가 지속되는 지역으로 온 대지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따라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은 생각조차도 할 수 없고 토착민들도 생활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열악한 환경을 관광자원으로 이용, 눈축제로 승화시키면서 이제는 브라질 리우 삼바축제와 독일 옥토버페스트 맥주축제 등과 더불어 세계3대 축제로 부각되어 관광수입만으로도 주민들의 생활이 윤택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어느 곳에서나 서식하고 있는 나비를 문화관광 콘텐츠화하여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발전시키고 국제엑스포까지 개최하는 등 성공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관광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는 환경중심주의 접근을 비롯한 자연자원 보전과 환경오염 관리가 중점이 되는 환경친화적 개발이다. 또한 환경자원의 적정성과 문화다양성 존중, 경제적 편익과 형평성을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이다. 나아가 이제는 탄소경제시대와 기후변화 완화, 에너지와 자연순환에 포커스가 맞춘 저탄소 녹색관광의 시대에 돌입했다. 문화관광을 넘어 창의관광(Creative Sightseeing)의 시대가 온 것이다.

저탄소 녹색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는 걷기여행이다. 그래서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이 새로운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자치단체마다 착지형(着地型) 관광자원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담양군에서도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착지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생태건강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인위적인 요소는 가급적 피하고 주차장과 안내소, 화장실, 안락벤치, 평상 등 자연 그대로의 기본적인 기반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이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웰빙관광지로 자리를 굳힌 죽녹원은 자연 그대로 웰빙 죽림욕장이고, 천연기념물 제366호 관방제림은 선조들의 멋진 지혜를 더듬어 보는 역사를 생각하게 하는 길이라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현대 생활에 찌든 오욕을 모두 털어내고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생명의 생태 산책로가 될 것이다.

담양군에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유료화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이에 대한 많은 찬반 논란이 일었다. 우리시대 최대 녹색자원 중 하나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통해 우리 후손에게 귀중한 자원으로 물려주기 위해서도 유료화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유료화를 통한 담양 관광자원화는 세 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죽녹원, 관방제림과 연계하여 워킹투어코스로 집적화 되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 10대 녹색탐방 길 중 하나로 지정했듯이 전국 최고의 녹색 관광자원으로 부상 할 것이다.

둘째, 효율적인 관리로 품격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게 되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에 대한 가치 증대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무료로 개방되면서 각종 오물들이 쌓이고, 관광객들의 무질서는 녹색 관광지로서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역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셋째,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관광객들의 입장료 수입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보식과 정비, 관리 등에 재투자를 통해 보다 더 아름답고 품격 있는 관광지로 발전시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유료화 반대 논리로 많은 사람들이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를 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 훼손된 부분의 정비와 관리를 위해서는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일정 부분을 부담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국립공원을 한번도 찾지 않는 사람들의 세금으로 이를 전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곰곰히 따져 봐야할 일이다.

이제 우리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언제까지 시름시름 앓아가고 있는 가로수를 그대로 방치해야 할 것인지. 공무원들이 언제까지 쓰레기만 치우고, 무질서하게 들어서 관광담양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는 불법상인들과 입씨름을 하면서 행정비용을 낭비해야 하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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