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청주시] 청주시가 세계 최초로 개최한 젓가락페스티벌이 나라 안팎의 높은 관심을 얻고, 청주만의 특성화된 문화콘텐츠 발굴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미래를 젓가락콘텐츠로 특성화하고 글로벌 상품으로 개발하자는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젓가락특별전, 젓가락국제학술심포지엄, 젓가락의 날 행사로 구성된 젓가락페스티벌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① 청주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발굴
젓가락페스티벌의 성과 중 하나는 청주만의 독창적인 문화콘텐츠를 발굴했다는 것이다. 11월 10일부터 12월 17일까지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서 열린 특별전에는 고려가요 ‘동동’의 분디나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산초나무로 불리는 분디나무가 초정약수의 초(椒)와 같고 청주권 곳곳에 자생할 뿐 아니라 창작젓가락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한지작가 이종국 씨와 옻칠작가 김성호 씨가 분디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선보였다. 분디나무는 향신료, 장아찌, 기름, 향균제 등으로 애용되고 있어 젓가락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문화 자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청주 명암동에서 출토된 제숙공처 젓가락은 스토리텔링으로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다. 고려시대 제숙공의 아내가 아들의 무덤에 젓가락, 먹, 동전을 함께 묻었는데 죽어서도 굶지 말라며 젓가락을, 죽어서도 공부하라며 먹을, 죽어서도 부자 되라며 동전을 함께 묻은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중 먹은 단양의 ‘단산오옥’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먹이며 최근에 보물로 지정됐다.

이밖에도 지역 작가들이 출품한 젓가락받침(손종목), 옷칠자개젓가락(김성호), 붓젓가락(유필무), 금속젓가락(이규남) 등 젓가락을 상품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② 1억원 젓가락, 1m젓가락 등 눈길
젓가락특별전에 출품한 1억 원짜리 젓가락은 일본 최대 규모의 젓가락회사인 ㈜효자에몽(兵左衛門)이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디자인전문회사 ‘젠링크’에 의뢰한 것이며, 이곳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디자이너 정선희 씨가 디자인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효자에몽(兵左衛門)의 우라타니 효우고(浦谷兵剛) 회장은 2008년에 열린 베이징올림픽을 기념해 한중일 3국의 공통된 문화원형인 젓가락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최고급 젓가락을 쥬얼리 전문회사에 의뢰했는데, 이 업무를 담당한 디자이너가 한국인이었던 것이다. 또한 보석세공은 당시 재일 귀금속조합 회장을 맡았던 박재림 씨가 제작했으며, 목재제작은 효자에몽에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효자에몽이 한국인 디자이너와 보석세공 전무가의 협업을 통해 만든 것이다.

이 젓가락은 흑단목에 옻칠을 했으며 백금, 금, 다이아몬드 등으로 디자인했으며 크기는 40cm 규모다.

한편 청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옻칠명장 겸 충북도무형문화재 김성호 씨가 제작한 1m 크기의 젓가락도 주목받았다. 김 씨는 금강송을 활용해 옻칠, 나전, 백동세공 등의 전통기법으로 제작했다. 제작기간만 3개월 걸렸다.

이밖에 규방공예 이소라 씨가 출품한 조각보도 높은 관심을 얻으면서 NHK월드가 전 세계 150개 지역에 생방송을 할 때도 이 씨의 작품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수 천 개의 천 조각을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바느질로 거대한 조각보를 만들었는데 사람의 손으로 했다고 믿기지 않는다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③ 청주백제유물전시관 활성화 계기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일원은 300기가 넘는 널무덤(토광묘土壙墓)이 발견되고 이 속에서 2천여 점의 철기류, 토기류가 발굴되면서 사적 제319호로 지정된 곳이다.

이에따라 청주시는 2001년에 백제유물전시관 건립하고 학술연구 및 전시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시민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젓가락특별전을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서 한 것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았다. 많은 사람들이 백제유물전시관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젓가락콘텐츠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반응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청주만의 독창적인 박물과, 생명문화공간으로 특화하자는 의견이 제기 되고 있다.

④ 세계 각국의 높은 관심 이끌어 내
젓가락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 레일로드데일 등 숫자의 특성을 반영한 행사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기업의 상술에 멍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하고 젓가락신동선발대회 등을 개최한 것에 대해 나라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NHK월드에서는 젓가락페스티벌 주요 내용을 생방송으로 세계 150개 지역에 중계했으며, 알자지라방송도 특집 프로그램으로 소개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CCTV, 신화통신 등 해외 50여 개 매체에서 보도했다.

취재차 방문한 알지자라 선임특파원 헤리 포셋(HARRY FAWCETT)은 “유럽의 어디에도 포크와 나이프로 페스티벌을 여는 도시가 없는데 젓가락을 소재로 축제를 여는 것은 그 자체다 이슈”라며 “특히 최근 유럽에서는 동양의 젓가락문화와 수저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수저를 컬렉션하거나 체험하는 것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⑤ 유네스코 등재 준비, 국비 추가 확보 등 성과
젓가락페스티벌의 가장 큰 성과는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지속가능한 콘텐츠 개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주시와 중국 상하이의 젓가락촉진회, 일본 동경의 국제젓가락문화협회는 학술심포지엄과 실무협의회를 잇따라 개최한 뒤 한중일 3국이 함께 젓가락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와함께 정부에서는 젓가락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환경을 구축하라며 국비 2억원을 지원했다. 젓가락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 문화상품 개발, 동아시아젓가락협의체 구성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젓가락 선물하기, 젓가락질 경연대회, 젓가락 장단 공연 등 생명문화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전시키자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젓가락 갤러리, 젓가락 문화상품, 젓가락 박물관, 젓가락 공예마을, 젓가락과 음식문화 등을 특화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⑥ 지속가능한 정책개발, 인력양성 시급
젓가락페스티벌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과 조직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문화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젓가락의 날 행사와 경연대회를 지구촌 축제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글로벌 이슈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젓가락교육, 젓가락문화상품, 젓가락장단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젓가락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스토리텔링이 선행되어야 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관련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담기관을 상설화해야 하며 시민사회의 의견수렴 및 참여의 장을 만드는 등의 행정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페스티벌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며 공감하는 프로그램과 생명문화도시 청주에 맞는 값진 콘텐츠를 발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일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높은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며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자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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