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이슈.기획]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체조의 꽃, 리듬체조 종목이 마침내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열린 개인종합 부문에서 한국 대표팀 손연재의 선전이 돋보이는 가운데 각국 대표팀 선수들의 다채로운 연기도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2015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눈부신 연기를 선보인 벨라루스의 간판스타 멜리티나 스타니우타(Melitina Staniouta)와 러시아 출신이었으나 국적을 바꿔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로 출전한 엘리자베따 나자렌꼬바(Elizaveta Nazarenkova)선수를 만난다.

◇벨라루스 리듬체조의 별 -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Melitina Staniouta)
리듬체조 세계랭킹 8위로 볼과 후프 종목이 강세인 그녀.....
1993년생인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는 말 그대로 벨라루스의 엄친딸이다. 리듬체조 선수로서 각종 세계 대회의 화려한 경기 전적은 물론이요, 그녀의 가족들도 대대로 벨라루스의 유명한 로열 패밀리였다. 그녀의 증조할머니는 벨라루스의 대인기 여배우였으며, 할아버지는 유명 작가였다. 그래서 그녀가 리듬체조 선수로서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땄을 때도 자신의 이름보다는 대여배우였던 증조할머니의 손녀로 먼저 알려졌다고 한다. 

5살 때 리듬체조를 처음 시작한 멜리티나는 2005년 전직 벨라루스 리듬체조 선수였던 라리사 루키오녠코(Larissa Loukianenko)에게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얼마 되지 않아 국가대표 팀에 합류하게 된다.
 
주니어 시절, 2008년 유러피언 챔피언십의 리본과 줄(rope) 종목을 포함해서 몇몇 메달을 획득한 멜리티나는 2009년 시니어로 정식 데뷔를 한 뒤 같은 해 일본의 미에현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후프 종목의 동메달까지 두 개의 메달을 벨라루스에 안겼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0년에도 그녀는 월드컵 파이널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한다. 
그녀가 늘 웃는 얼굴로 경기에 임했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메달을 따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실제로 멜리티나는 2011년 월드컵과 그랑프리 시즌 출전 내내 부상과 싸워야 했다. 손가락과 다리, 심지어 쇄골이 부러진 적도 있었다. 그녀는 때로는 걷기도 힘들어 모든 연습을 중단해야 했던 당시의 심정을 한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저는 뼈가 부러진 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적도 있어요. 대회 4일째 아침 리본 경기를 하는데, 점프를 하고 리본을 던지자 뼈에서 우드득 소리가 나는 것을 느꼈죠.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어떻게 하면 경기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만을 생각했죠. 결국 진통제를 먹었고 대회에서는 개인종합 3위와 로프 종목 3위를 이뤄냈어요.”
부상과 통증 때문에 아파하면서도 그녀는 곧바로 일본에서 열리는 또 다른 경기에 참가해야 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그녀는 웃으면서 연기를 펼쳤고 또 다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경기를 마친 뒤 통증이 심했던 발 부위를 찍은 엑스레이 결과였다. 멜리티나의 발 뼈는 산산조각이 나있었고, 부러진 뼈들끼리 부딪치며 엄청난 고통이 이어졌다. 그녀는 즉석에서 수술을 받았고 발에 철심을 고정한 채 치료를 받아야 했다. 
 
멜리티나가 회복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다. 그녀는 어쩌면 리듬체조 연기를 다시는 못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버티게 한 신념을 잃지 않았고, 다시금 리듬체조 선수로서 세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멜리티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마지막 Top 10에 들지는 못했다. 잠시 슬럼프에 빠진 듯한 시간들이 흘렀다. 그러나 2013년이 되자 그녀는 각종 세계 대회에 도전하면서 첫 금메달을 비롯한 수많은 메달들을 목에 걸었다. 
 
2013 Irina Deleanu Cup에서는 막강 라이벌인 우크라이나의 Alina Maksumenko와 러시아 Daria Svatkovskaya 선수를 꺾고 첫 월드컵 개인종합 1위를 따냈다. 
 
2013 페사로 월드컵에서도 또 다시 자신보다 세계랭킹 순위가 높은 러시아의 Daria Svatkovskaya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볼·곤봉·리본 부문까지 모두 금메달 4관왕을 기록했다. 2013 민스크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3위와 리본· 곤봉 종목의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또 2013 칼리(Cali) 월드게임에서는 곤봉과 볼 부문에서 금메달을, 2013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결승에서는 러시아 최강인 야나 쿠드랍체바(Yana Kudryavtseva)를 꺾고 개인종합 2위를 따냈다. 
 
같은 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3 Aeon Cup의 개인종합 부문에서는 세계랭킹 1위이자 러시아 리듬체조의 간판스타인 마르가리타 마문을 제치고 은메달을 차지했고,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도 후프 종목의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2013년 한 해 세계대회를 종횡무진하면서 각종 메달을 휩쓸었다. 
 
올해의 활약도 눈부시다. 2015년 모스크바 리듬체조 그랑프리의 곤봉 부문 금메달을 비롯해, 멜리티나는 이미 유러피언 챔피언십과 월드컵 등에서 종목 별로 메달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과는 지난 2014년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에서 리듬체조 곤봉 부문의 금메달을 따내며 얼굴을 익혔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유니버시아드의 두 번째 도전인 이번 광주U대회에서 그녀가 또 어떤 변신을 선보일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국적을 바꾼 우즈베키스탄의 요정
- 엘리자베따 나자렌꼬바(Elizaveta Nazarenkova)
리듬체조 세계랭킹 9위로 곤봉 종목이 특기인 엘리자베따 나자렌꼬바는 원래 러시아 출신의 선수다. 그녀의 아버지는 수영 선수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리듬체조 선수였다. 그래서 그녀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리듬체조 훈련을 받았고, 좀 더 체계적인 지도 과정을 거치기 위해 무르만스크 올림픽 예비 전문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노보고르스크(Novogorsk)에 있는 러시안 트레이닝 센터로 옮겨 전문 코스를 밟았다.
 
스포츠 집안의 혈통답게 그녀는 2013년 칼리(Cali) 월드게임에서는 후프 종목 동메달을 따냈고, 첫 월드컵 출전인 2014 데브레센 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동메달과 함께 곤봉 종목의 동메달과 리본 종목의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2014년 5월 엘리자베따 나자렌꼬바는 돌연 우즈베키스탄으로 귀화를 선언했고, 국적을 러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바꾸었다. FIG(국제 체조 연맹) 집행위원회 회의에서는 그녀의 국적 변경을 받아들였다.
 
러시아 대표팀을 떠나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선수로서 출전을 선언했던 2014년은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렸던 해였다. 18살 리듬체조 선수로서 그녀의 삶은 더욱 풍성해졌고, 다양한 색깔의 메달과 기록들이 붙기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 대표선수로의 첫 출전인 2014년 타슈겐트 월드컵에서 그녀는 개인 종합 8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곤봉 부문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이어 2014 민스크 월드컵에서는 종합 16위를 기록했고, 7월에 열린 이즈미르 토너먼트 컵에서는 개인종합 3위와 함께 개인 종목인 곤봉에서는 금메달, 리본에서는 은메달 그리고 후프에서는 동메달을 따내며 우즈베키스탄에 메달 4개를 한꺼번에 안겼다. 
 
또 같은 해 소피아 월드컵과 카잔 월드컵에서는 종합 8위를 기록했고,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자밀라 라흐마토바(Djamila Rakhmatova), 아나스타시야 세르듀코바(Anastasiya Serdyukova) 등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출전해 단체 8위를 기록했다. 
 
2015년에 들어서자 그녀의 행보는 더욱 바빠졌다. 2015년 첫 그랑프리 시리즈인 모스크바 대회에서는 종합 19위를 기록했지만, 두 달 뒤에 열린 프랑스의 띠에(Thiais) 그랑프리에서는 종합 6위를 기록하며 단숨에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월드컵에서의 기록 관리도 더 철저해졌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Bucharest) 월드컵의 종합 8위에 이어 4월 파세로(Pesaro) 월드컵에서는 종합 9위를 했고 5월 타슈켄트(Tashkent) 월드컵에서는 다시 종합 7위로 올랐고, 베를린 그랑프리에서도 같은 순위를 지켰다.
 
이렇듯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그녀는 올해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한국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곤봉 부문과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냈고, 개인종합과 볼 종목에서는 은메달 2개를 더한 것이다. 
 
1995년생인 엘리자베따 나자렌꼬바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출전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에 또 어떤 색깔의 메달을 더 할지, 개인 종합 부문의 금메달을 향한 그녀의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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