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538년, 백제 성왕은 정치생명을 걸고 사비(泗沘, 현 부여) 천도를 단행한다. 백제가 고구려에게 한성(漢城)을 빼앗기고 밀려 내려와 웅진(熊津, 현 공주)에 터를 잡은 지 62년. 왕권 강화와 경제기반의 확대, 통치체제의 정비 등을 통해 백제 중흥을 꿈꾸던 성왕에게 웅진은 너무 협소했다.
도읍을 옮긴 직후 성왕은 사비성 중앙에 사찰을 창건한다. 바로 정림사였다. 정림사는 백제 중흥의 원대한 꿈이 담긴 정신문화의 요람이었고 일본 고대 사찰의 효시가 됐다. 이후 성왕은 한강 유역을 수복하고 동북아시아 글로벌 해양 국가로서 백제 중흥시대를 연다. 지금 정림사 터에는 국보 9호 5층석탑이 남아 화려했던 백제의 영광시대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부여지역민들이 정림사 복원을 위해 정파와 종교를 초월한 범군민적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사단법인 부여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이사장 유병돈)는 6일 규암면 합정리 소재 롯데리조트 사비홀에서 80여명의 발기인과 20여명의 고문 및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는 유병돈 충남도의원을 이사장(추진위원장)으로 선출했으며, 박정현 충청남도 정책특보를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이어 안희정 도지사, 이용우 부여군수, 이진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설립취지와 추진경과를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안희정 지사는 “정림사는 백제의 랜드마크 그 이상”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백제문화 세계화를 위해 새롭게 발걸음을 뗀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는 그 의미가 크다”고 격려했다.

이용우 군수는 “정림사 복원을 기폭제로 하여 부여만이 갖고 있는 역사유적들이 복원되어 1400년전 문화선도국가의 영광된 모습으로 회복되어야 한다”며 “정림사 복원은 백제문명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고 진정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모범적인 기초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는 각 정파와 종교를 초월하여 8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명실상부하게 범군민적으로 조직됐으며, 민간 주도로 처음으로 결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강대규 국립부여박물관 관장, 이상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정광용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겸임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 원장), 이용우 부여군수, 이진삼 국회의원, 유병기 충남도의회의장, 김종근 부여군의회의장, 김학원 전 국회의원, 김진환 재경부여군민회장, 김기환 부여군노인회장 등 학계와 정관계, 그리고 지역원로들이 고문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신뢰도와 비중감을 높였다.

이날 발기인들은 정림사 복원을 통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1400년 전 백제문화를 재창조하고, 부여인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또한 왕도(王都)인 부여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고 정림사를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선양해나가고자 하는 일은 백제인의 후예인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현 사무총장은 “범군민적 결성체로 조직을 확대 정비한 뒤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정림사지의 복원을 위해 학술적 고증연구 등의 지원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부여군민과 백제문화권역민의 의지를 집약해 국가와 지자체의 적극지원 등 여건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병돈 이사장은 “정림사는 백제 성왕이 사비천도 후 첫 건립한 사찰로 일본 오사카에 있는 사천왕사의 건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 백제의 후예로 정림사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후예들에게 백제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사단법인 부여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 창립․발기인대회
일시 : 2011년 5월6일(금) 오전 10:30 ~ 12:00
장소 :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롯데리조트 사비홀
 

<경 과 보 고>
정림사는 사비천도를 단행했던 성왕이 백제중흥이라는 백제인의 꿈과 의지를 담아 창건한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사찰로 백제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국보9호 5층석탑이 자리잡고 있으며, 수많은 내외 관광객이 반드시 찿는 곳으로 일찍이 복원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중앙정부에서는 고대 삼국 불교의 표상이었던 정림사복원에 대해서 고증연구 부족이라는 이유로만 소극적인 정책을 일관해 오고 있는 현실이고, 지역에서는 정림사 복원건립을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총론에서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각론에서 의견이 분분해 실천에 이르지는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1995년 민선군수에 당선된 유병돈 전 군수님이 정림사 복원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을 방문하면서 정림사 복원을 적극 건의하였으나 문화재청에서는 발굴사업이 진행중이고 고증이 부족해 복원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던 중 1996년 부여군을 방문한 김영수 당시 문화체육부장관이 정림사지박물관을 신축하라며 130억원의 예산배정을 약속했고, 1998년 기본계획을 확정한 정림사지박물관은 2001년 기공, 2006년 개관하게 된 것입니다.

정림사지는 1942년, 1980년에 발굴조사를 시행하였으나 가람배치에 대하여 확실히 규명되지 못함에따라 2008년도에 재발굴에 들어갔고 금년 1월에 마무리했는데 그 결과 회랑 좌우측에서 건물지가 새롭게 발견되는 등 그동안의 학설을 바꾸는 성과가 나왔습니다. 즉, 정림사지의 규모와 조성방법이 밝혀진 것 입니다.

또한 2010세계대백제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제문화단지내에 능사를 건립하면서 백제건축양식도 재현함으로써 이제는 고증의 문제도 해결돼 정림사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림사지는 기단복원공사가 진행중인데 이는 정림사 전체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복원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익산 미륵사지복원사업이나, 경주 월정교 복원사업, 경주 황룡사지 복원사업과 비교되고 있습니다.

백제의 후예들로서 정림사 복원사업이 진정으로 완전복원의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새기며 본 사단법인 부여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를 창립하고자 뜻을 모으게 된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정림사지 복원은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 역사적인 차원에서 백제의 후예들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대명제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내 복원을 기원하며 본 추진위원회의 활성화를 다짐해봅니다.
 

<설 립 취 지 문>

정림사는 서기 538년, 백제 성왕이 지금의 부여인 사비로 도읍을 옮긴 직후 창건한 사찰이었습니다. 국력과 왕권을 강화하고 불교를 통하여 백성을 교화하려는 목적에서 사비성의 중앙에 세운 백제 불교문화의 중심축이요, 백제 중흥의 원대한 꿈이 담긴 정신문화의 요람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도읍 건설 계획과 함께 조영(造營)된 이 절은 일본 고대 사찰의 효시라고 할 정도로 중요했으며 왕실 내지는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 상징공간이었습니다.
정림사 복원은 바로 이러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1400년 전 백제문화를 재창조하려는 것입니다. 왕도(王都)인 부여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고 정림사를 우리나라 불교문화유산의 또 하나 자랑거리로 선양해나가고자 하는 일로서, 이는 백제인의 후예인 우리 모두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발굴과 학술조사를 통해 그 규모와 가치가 밝혀진 만큼, 이의 복원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국가의 사적지이자 국보를 비롯한 소중한 문화재가 자리한 정림사지의 본래 모습을 되찾고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림사 복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초석이 되고자 뜻있는 분들의 마음을 모아 가칭 ‘부여 정림사 복원건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하면서, 다음 사항을 설립 취지로 밝힙니다.

첫째, 역사유적 복원사업은 문화 선진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므로 그동안 소홀했던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고 아울러 주민 의사를 반영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둘째, 정림사 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민관의 원만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자 학계는 물론 종교계, 정치계, 언론계, 지역주민 등이 상호 연계하여 정림사 복원건립 추진을 위한 공동체적 노력을 경주한다.
셋째, 정림사가 백제문화유적지구의 대표적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복원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하여 문화유산의 보호와 선양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촉진한다.
이상의 설립 취지를 바탕으로 우리 추진위원회는 각 분야 전문가와 범국민적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정림사 복원건립 사업의 조속하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중추적이며 선도적인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1년 5월 6일

고문 및 자문위원
고문
이용우 부여군수
이진삼 국회의원
유병기 충남도의회의장
김종근 부여군의회의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김학원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
김진환 재경군민회장
김태정 부여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영성 부여경찰서장
김기환 부여군노인회장
유세종 벽산 부회장

자문위원
강대규 국립부여박물관 관장
이상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정광용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겸임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 원장)
서오선 전 국립부여박물관장, 백제문화재연구원 원장
배병선 전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윤준웅 부여문화원장
임병고 전 부여문화원장
장영석 전 부여문화원장
홍재선 향토사학자(전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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