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보존회 회장 일운 스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
영산재보존회 회장 <서울 봉원사 주지 일운스님>

서울 봉원사 주지이며 영산재보존회 회장 일운스님이 청주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 금요초대석에 초대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영산재에 대해 들려주었다. 다음은 진행자 혜철스님과 일운스님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소개부터 듣겠습니다..
1968년 봄에 1600여년을 이어 내려온 종교의식 범패가 잊혀가는 것이 안타까워 서울 경기지역의 스님들이 주축이 되어 봉원사에서 250여 가지 범패소리를 녹음했다. 노스님들이 많이 계시기는 하지만 이렇게 잊혀 가다가는 당대에 범패가 끝나겠구나하는 많은 스님들의 걱정 속에 옥천범음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69년 조직을 해서 초기에는 3개월간을 절에서 숙식을 함께하면서 기본 의식을 익혔다. 그렇게 이어오다가 ’73년에 드디어 봉원사 영산재보존회가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라고 하는 의식으로 등록되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87년에 마당종목으로 바뀌어서 금년에 23회 영산재 시연회를 갖게 된다.

◆ 봉원사의 역사와 조계종과 태고종간의 합의내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봉원사는 신라 51대 진성여왕 3년에 도선 국사가 현재 연세대학교 자리에다 반야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조선시대 영조대왕이 현재에 위치에 옮겨 지으면서 봉원사라고 하는 편액을 하사해서 지금까지 봉원사로 이어져 오고 있다. 많은 중수 중건을 통해서 지금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도량으로 도심 포교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조계종과의 관계는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이 유시를 내려서 불교가 분규될 때 모든 사찰은 조계종으로 등록돼 있었는데 봉원사는 실질적으로 태고종 스님들이 보존하면서 가꾸어 왔다. 그러던 중 양측이 분규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무르익어서 노력 끝에 해결을 본 것이다. 봉원사 토지가 10만여 평인데 2만여 평은 조계종이 불사에 사용한다는 조건하에 양도하는 것으로 타결됐다.

◆ 협의과정에 하지 못했던 말씀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해주시지요.
내가 14살 때 봉원사에서 입산을 했는데 그동안 불교재산법이라는 몹쓸 법 때문에 살면서 권리행사도 못하고 많은 서러움을 겪었다. 봉원사가 12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조계종에서 자꾸 분규를 일으키고 하다보니까 지금까지 어느 스님들이 와서 풀 한포기 뽑는 사람 없고 기왓장 하나 갈은 사람이 없었다. 조계종에서 현재 큰 사찰은 다 갖고 있는데 봉원사는 영산재의 본산으로 유네스코에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 사찰인데 종단을 떠나서 한국불교문화 유산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양보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남아 있다.

◆ 2011년 봉원사 사업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2009년 9월 30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됐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이 찾아오고 있다. 분규로 인해 아무런 불사도 못했던 것을 금년부터는 전승관불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가 인근에 위치해있어 봉원사와 함께 연계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자연스럽게 포교도 되고 대한민국 관광 사업으로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스님들만 영산재를 해야 된다는 것 보다는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학생을 뽑아 일체 작법을 교육시키고 상설 공연장을 만들어서 언제라도 오시는 분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요사채를 정리해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도량으로 계획하고 있다.

◆ 이번 기회에 정부에 협조라든지 바람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지요.
문화재청에 몇 번 요구를 했는데 많은 금액을 줄 수가 없다고 한다. 봉원사 영산재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돼있고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돼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영산재는 이제 세계의 문화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불교 의식이면서도 우리의 문화유산이란 것이다. 따라서 세계인들에게 영산재를 보여 줄 수 있는 이런 장소가 꼭 필요하다. 국가에서 이런 것을 지원해 줘야 대한민국이 문화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고 또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영산재 보존회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금년에 23회 영산재 시연회를 6월 6일에 한다. 국가를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과 전몰군경 등 일체 애혼 고혼들을 위해서 영산재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연을 한다. 그날은 1년 동안 전수자들이 얼마나 공부를 했나 하는 것을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에 영산재 보유자, 조교, 이수자, 전수생, 일반회원 등이 출연한다.
현재 회원이 300여명이 등록돼 있다. 그래서 1년에 4/4분기로 나눠서 모임을 갖고 옥천범음대학에서 재교육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모든 것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곳이 영산재 보존회다.

◆6월 6일 영산재 시연은?
야단법석이면서도 그 자리가 신심을 더 내게 되고 거룩한 재를 모시는 자리에 참석한다는 것에 불자로서 긍지도 느낄 수 있다. 점심도 드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스님들 기도 할 때 같이하면 되고 뒷산에 산림욕을 해도 좋다.

◆ 작년 3월에 올림픽공원에서 봉행한 G20 성공을 위한 영산법회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내가 영산재를 전수 받으면서 가장 큰 행사에 참석한 것이 ’75년에 장충체육관에서 종단중흥발전을 위한 영산재였는데 그 때도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와서 교통이 마비되고 그랬다. 그런데 작년에 G20 성공을 위한 영산법회에도 108명의 영산재 보존회 스님이 바라춤을 추고 나비춤을 추고해서 큰 행사였다. 너무 많이 와서 밖에다가 멀티비전 5대를 설치했는데도 못보고 간 분들이 많았다. 정말 극락세계를 그대로 재연해 놓은 것 같이 장엄하고 엄숙한 의식 이였다고 생각한다.
스님이 108분에다가 무대 감독과 스텝들까지 130여명이 일사불란하게 여러 날을 연습하고 행사를 했기 때문에 성대하게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 저희들은 좌석에 앉아서 즐겁게 잘 보고 왔지만 이 자리를 빌려서 고생하신 스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승려생활을 하면서 법문을 위주로 하는 분도 있고 선방에서 참선을 위주로 하는 스님도 있고 하지만 제가 속해있는 영산재에 있는 스님들은 한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자기희생을 하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것을 열심히 올곧게 전수하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쓰시는 분들이다. 그래서 끝나고 공양을 같이하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은 이 자리를 빌려 전국에서 참석하였던 영산재보존회 회원 스님들과 큰 행사를 보기 위해서 전국에서 오신 사부대중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 봉원사 연꽃축제 소개해 주시죠?
서울 시내에 사찰이 많아도 봉원사처럼 마당이 넓은 곳이 없다. 봉원사에서 시민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것을 찾다 연꽃축제를 생각해 냈다. 이제는 해마다 큰 고무통 5~600개에다가 연꽃을 가꿔 명실 공히 서울 시민을 위한 연꽃축제가 됐다. 불교방송에서 김병조, 엄용수 같은 분들과 함께 공연도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

◆ 충청권불자들에게 좋은 말씀 해주시지요.
충청권뿐만 아니라 모든 불자님들도 마찬가지인데 평소에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나는 늘 신도들에게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 필요한 사람이란 것은 엄마는 엄마로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불자가 행해야 하는 길이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어려운 일도 많고 짜증이 나는 일이 많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정말 내가 조금 한발씩만 천천히 가면서 자기를 한번 돌아보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불자님들에게 늘 드리는 말씀은 자동차 부속이 많지만 핸들은 핸들 역할만 하면 되고 바퀴는 바퀴 역할만 하면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학생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고 엄마는 엄마의 역할을 아버지는 아버지 역할만 충실히 하면은 사바세계의 한 가정 가정이 다 연화세계가 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갖고 너무 급하게 서둘지 말고 한발 한발 다가서면서 부처님 앞으로 다 함께 가자 그런 말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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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96.7MHZ BBS 청주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혜철스님 메일 ksson108@hanmail.net
[대전.충남.충북] 옥천대성사http://cafe.daum.net/dasungsa 홈페이지 http://www.ds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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